전체 글 (2) 썸네일형 리스트형 숲은 간지러운 걸 어떻게 참지_정은기 숲은 간지러운 걸 어떻게 참지고백에 응답하지 않은 것은 당신인데 어째서 하나도 밉지 않은지 그게 누구였는지 몇 시였는지 강릉은 여기서 얼마나 먼 바다인지 온종일 익숙한 목소리만 들린다 울고 있는, 움켜쥐고 놓지 못하는, 손이 가는 대로 집어 던지는……, 얼굴 내 것이 분명했다 강릉에는 여전히 파도가 있고 솔밭을 넘지 못하는 바람이 분다 “우리가 안 가 본 곳이 있을까?” 글쎄 그런 곳이 아직 있을까 우리가 함께 가 본 곳만 진짜 바다가 될 텐데 “유치해” 그때부터였다 눈코입이 수시로 자리를 바꾸며 옮겨 다녔다 바람에 지워지는 모래 언덕처럼 나는 왜 나일까 왜 지금까지 나였을까 앞으로도 쭉 나일 테지만 그래도 어떤 기도는 구름 너머에까지 가닿지 않을까 그곳이 뉴질랜드쯤이면 좋겠다 내 얼굴이 수북.. 혁명의 원리 _정은기 혁명의 원리 믹서기 속에서 토마토 하나가 분쇄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눈앞에서 홀연히 사라지는 어떤 사물에 대해 생각하다가 빠르게 회전하는 모터의 원리 앞에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눈은 더 작은 눈이 되었고 발목은 더 얇은 발목이 되었다 코가 나누어져 입이 되는 일은 없었으나 우리는 나누어져 남남이 되었다 함께해도 남남, 남남남, 남남남남, …… 연속되는 혼자, 모두 혼자입니다 마술이 끝날 때까지 아이들은 마법사의 소매만 쳐다본다 미분과 적분은 우리가 사랑을 나누는 방식 무한을 상상하는 동안 등 뒤로 손을 뻗는 당신의 기척을 눈치채지 못해도 괜찮았다 아무리 코를 풀어도 얼굴은 뭉개지지 않는다 아이들이 소매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마술사는 입 속에서 끊임없이 만국기를 꺼낸다 벽장에 숨어 있던 군중들이 광장으로 쏟.. 이전 1 다음